▲ 지하철에서 소형 단말기로 와이브로에 접속해 인터넷을 즐기고 있는 모습. /KT제공 ▲ 와이브로 전용 미니PC '미츠'

‘와이브로(WiBro)’의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집에서 쓰는 유선 초고속 인터넷이나 사무실에서 많이 쓰는 무선 랜을 대체할 새로운 인터넷 연결 서비스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와이브로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KT는 올 들어 서울 전역을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만드는 등 와이브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 중에도 고속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와이브로의 특징 때문에 이용자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와이브로 서비스란 무엇이고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이동성과 초고속의 결합

와이브로는 기존 인터넷 연결 서비스에 비해 차별화된 특징을 많이 갖고 있는 상품이다. 먼저 PC에 반드시 선(線)을 연결해야만 하는 ‘메가패스’ 같은 유선 초고속 인터넷과 달리, 무선(無線)으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또 ‘네스팟’ 같은 무선 랜이 커피숍·강의실 등 제한된 특정 지역 내에서만 이용 가능한데 비해, 와이브로는 기술적 특성과 대규모 투자로 인해 서울의 경우 야외라면 어디서든 끊기지 않고 쓸 수 있다.

따라서 서울 시내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자신의 노트북PC로 와이브로망에 연결,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메일을 확인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시속 100㎞ 이상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차량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KT 휴대인터넷본부 장현주 과장은 “와이브로의 가장 큰 특징은 움직이면서도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 가능 지역과 방법은

국내 통신 중에는 KT가 유일하게 와이브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KT는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약 4200억 원을 투자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와이브로 통신 시스템을 설치했다. 특히 올 상반기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관련 투자를 마쳤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야외 전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서울 소재 61개 대학 내에서도 와이브로가 문제 없이 작동하도록 설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또 KT 사옥이 위치한 경기도 분당신도시의 야외 전 지역과, 분당과 서울을 잇는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서울-기흥 구간도 서비스 가능 지역이다. 수도권에서도 인천광역시·고양시·성남시·수원시·안산시·안양시·용인시에 위치한 주요 대학과 주변 상가가 와이브로 이용 가능 지역에 들어왔다.

와이브로는 지하철에서도 쓸 수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분당선, 과천선, 인천공항철도에선 이동하면서도 와이브로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KT는 밝혔다.

와이브로를 쓰기 위해서는 KT에 별도 가입 신청을 해야 한다. 자신의 노트북PC를 이용해 와이브로에 접속할 사람이라면 가입할 때 와이브로용 모뎀을 함께 구입해 노트북PC에 꽂아야 한다. 또 별도의 가입자인식카드(UICC)도 받아야 한다. 이 UICC는 와이브로용 모뎀에 꽂아 사용하면 된다. 와이브로용 모뎀은 16만~24만원 정도지만 KT에서 1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구입 부담을 덜 수 있다.

하드웨어 준비가 끝났으면, 마지막으로 와이브로 접속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노트북PC에서 실행시키면 된다.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를 따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휴대폰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와이브로와 DMB방송이 동시에 지원되는 단말기(모델명 SPH-M8100)가 나와 있다. 2.8인치 화면을 가진 제품이다. ‘Q1 울트라’처럼 노트북PC 절반 크기인 초소형 컴퓨터 중에도 와이브로를 지원하는 제품이 있다. 이런 기기의 경우 와이브로용 모뎀을 내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요금과 효용성

KT는 현재 월 1만원 짜리(부가세별도)와 월 1만9800원 짜리(부가세별도) 두 가지 와이브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1만원 짜리는, 월 데이터 송수신량 1기가바이트까지는 추가 요금을 받지 않지만 이를 넘길 경우 추가 요금을 받는 상품이다. 1만 9800원 짜리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이 상품에 가입해 있다. KT는 내년 3월까지를 집중 마케팅 기간으로 정하고, 이런 상품들을 통해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초 3000명도 안 됐던 가입자 수는 9월 들어 5만 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KT는 내년 3월부터는 와이브로 요금 체계를 데이터 송수신량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가령 새롭게 내놓을 월 1만원짜리 상품(부가세별도)의 경우 데이터 송수신량 500메가바이트까지는 추가 요금을 받지 않지만 이를 초과할 경우 1메가바이트 당 50원씩을 더 받을 계획이다. 월 2만원짜리 상품(부가세별도)의 경우 2기가 바이트까지 한도를 주고 이를 넘을 경우 1메가 바이트 당 25원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사용하는 정보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 종량제 중심으로 바꿔가겠다는 구상이다. KT 관계자는 “요금 종류는 소비자 이용 행태에 맞게 다양하게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 무선랜이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자신에게 얼마나 효용 가치가 있는 지를 잘 따져봐야 할 것 같다. 특히 무선(無線)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무선 랜 가입자의 고민이 클 듯 하다. 무선 랜 가입자라 하더라도 와이브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따로 와이브로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굳이 움직이며 인터넷을 쓰지 않는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 빠른 무선 랜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KT가 무선 랜과 와이브로를 동시에 쓰려는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네스팟·와이브로 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두 개를 따로 가입했을 때보다 무선 랜 부분 요금을 50% 깎아주는 상품이다. KT는 “앞으로 기존 유선 초고속 인터넷은 가족들이 함께 쓰는 서비스로, 와이브로는 개인별 서비스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며 “또 와이브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니만큼 언젠가 기존 무선 랜 서비스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브로 (WiBro)

무선 광대역(Wireless Broadband)의 줄임말로,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면서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의 무선 랜과 달리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 내에서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더라도 접속이 끊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작년 6월 국내에 첫 도입됐으나 한 동안 투자가 주춤하다, 최근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KT가 올 상반기 서울 전역을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만드는 등 이 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