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혁(27·대학생)씨는 지난 달 중순 SK텔레콤이 ‘T끼리 T내는 요금’을 출시하자마자 이 요금제에 가입했다. 홍 씨는 “보통 통신비로 15만원이 나가는데 이 기회에 줄여볼까 해서 가입했다”고 말했다.
김기태(23·대학생)씨도 이달초 출시된 KTF의 ‘망내 50%할인‘ 요금제에 가입했다. 김 씨는 “‘핑크커플요금제’에 가입돼 있지만 망내 할인 프로그램도 추가할 수 있어서 바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의 ‘망내할인’(같은 통신사 가입자 간 통화료 할인) 요금제가 도입된 지 약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일 먼저 망내할인을 시작한 SKT는 지난 19일 기준 가입자가 87만 7000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 조정화 매니저는 “매출성과는 분기별로 보기 때문에 내년 초가 돼 봐야 알 수 있지만 일단 시장현황만 봤을 때 망내할인이 히트를 친 것은 맞다”며 “이동 통신사 중 SKT가입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망내할인 요금제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수요도 제일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KTF는 지난 2일부터 망내할인을 시작했다. KTF 홍보팀 이현덕씨는 “22일 기준으로 20만명이 가입했고 하루 평균 1만명 정도가 꾸준히 가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선보인 LG텔레콤 망내할인(표준. 프리미엄. 50%할인)에는 20일 기준 8만7000명이 가입했다. 하루에 4000~5000명이 가입한 셈이다. LG텔레콤 강신구 과장은 “나날이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중복할인이 가능해서인지 신규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망내할인이 당초 우려되던 ‘시장 쏠림’ 현상을 일으키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 기존 가입자들이 이 할인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식이었으며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은 30% 를 넘지 않았다. SK텔레콤의 경우 망내할인에 가입한 사람의 70%가 기존 사용자였으며 LGT는 85%. KTF는 무려 90%가 자사 가입자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애초에 다른 통신사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목적은 아니었다”며 “기존 고객들의 요금부담을 덜어주자는 차원에서 시행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한 일”이라고 밝혔다. 3대 통신사 모두 ‘남의 고객 욕심내지 말고 우리 고객 붙잡자’는 단속 효과에 주력했고 그에 맞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몇 달 더 지나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달 초에 망내할인을 도입한 KTF와 LGT는 사용자들이 ‘청구서’를 아직 받아보지 못했고. SKT 고객도 비교할 청구서가 아직은 1장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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