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ㆍAT&T, 경쟁사보다 우수한 콘텐츠로 승부수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 사업 선언을 계기로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말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내년 가을부터 자사 가입자들에게 모든 CDMA 휴대폰의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최대 이통사업자인 AT&T가 모바일 네트워크의 개방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AT&T 와이어리스 사업부문의 랠프 델라 베가 CEO는 7일(현지시각)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 고객들은 GSM에 기반한 모든 휴대폰과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며 "고객들의 선택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속성상 GSM 단말기는 가입자인식모듈(SIM)카드만 교체하면 어떤 GSM 이동통신사를 통해서도 이용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발언은 AT&T의 기술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업자 변경을 장려함으로써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들을 자사 고객으로 적극적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AT&T 가입자들이 다른 GSM 이통사로 변경할 위험성도 물론 있지만, 경쟁사들보다 풍부한 모바일 콘텐츠를 앞세워 정면 승부한다는 계산이다.
버라이즌과 AT&T의 이같은 방침은 구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는 34개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이동통신 업체들로 구성됐으며 구글의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ㆍ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통신망을 개방해 단말기 소유자들이 이동통신 사업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실시하는 700MHz 대역 무선주파수 경매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FCC는 입찰 조건으로 `일부 통신망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구글과 AT&T, 버라이즌은 모두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상태다.
따라서 내년 이후 미국 이통사업자의 영향력이 현재보다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버라이즌과 AT&T의 사업전략 변화는 이같은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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