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프라다폰이'버스폰'으로 팔리고 있다. '버스폰'이란 저가, 공짜폰이 난무하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휴대폰 가격이 극도로 싸게 유통되는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버스 한 번 타는 값과 같다는 의미로 냉소적으로 불려지는 용어다.
LG전자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공동 제작한 프라다폰이 지난 5월 부터 본격 판매된지 7개월 만에 일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단돈 1000원에 팔리고 있다. 10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은 LGT용 제품.
물론 무조건 1000원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라다폰을 1000원에 사기 위해서는 판매자가 미리 제시해 놓은 3∼4가지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해 24개월 동안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뒤따른다. 물론 이들이 제시하는 요금제는 요금제에 따라 기본료가 5만∼9만원 대로 매우 비싸며 기본료에 비례해 6∼15시간의 무료통화가 주어진다.
오픈마켓을 통해 프라다폰을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한 판매자는 "1000원 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24개월 간 유지해야 하는 비싼 기본료 안에 단말기 값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이 조건만 따라주면 보조금에 관계없이 누구나 1000원이면 프라다폰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기본료를 이용한 할부 판매인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할부 판매라 해도 국내 휴대폰 시장에 처음으로 '명품 휴대폰'이란 개념울 도입한 프라다폰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사기 판매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프라다폰은 프라다에서 직접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한다. 판매 수량보다도 브랜드 이미지를 더 중시할 정도로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그런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만약 그렇게 유통되고 있다면 사기 판매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비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사기판매든 아니든 프라다폰이 그런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게시돼 있다는 사실은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이 얼마나 기형적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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