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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개방 등 남녀간 불륜 등이 늘어나면서 돈을 받고 남의 사생활을 탐지해 타인에게 넘기는 불법행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함) |
‘당신의 저녁식사를 누군가 엿보고 있다.’
수백~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남의 사생활을 탐지해 팔아넘긴 국내 최대 사이버 흥신소 업체가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6일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놓고 배우자의 불륜현장을 미행 촬영하는 등 프라이버시를 불법 탐지한 혐의로 H기획 대표 김모씨(50) 등 4개업체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개설, ‘가정고민’, ‘흥신소’, ‘심부름’, ‘
사람찾기’, ‘뒷조사’ 등 단어로 검색하면 자신들의 홈페이지가 최상위에 노출되도록 유료광고를 게재해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네티즌의 사이트 방문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최대 전문조사기관임을 내세우며 ‘고객의 철저한 비밀보장’ ‘VIP특별관리’ 등을 강조하며 외도나 부부간 불화 등 가정사와 남녀문제로 고민하는 의뢰자들의 눈길을 유혹했다. 이런 수법으로 2005년 6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2년여에 걸쳐 총 270여명으로부터 사건을 의뢰받아 착수금 및 성공사례비 등 명목으로 건당 백만원부터 수천만원씩 총 16억86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활동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간통현장 추적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도청기, 캠코더, 무전기 등으로 무장하고 조사 대상자들을 24시간 미행 감시하면서 모텔 출입이나 자동차 안에서의 불륜행위 등 중요한 장면은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불륜증거를 수집해 의뢰인에게 제공했다. 간통현장 발견 시에는 의뢰인을 직접 불러와 목격시키는 등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는지 등의 하루 일과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테이프와 서면 보고서로 작성한 후 의뢰인에게 건네줬다. 경찰이 압수한 이들의 컴퓨터와 캠코더 등에는 내연녀의 집에서 저녁을 먹는 장면 등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었다.
특히 H사 대표 김씨는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국내 최대 흥신소’라면서 여러차례 방송 및 신문에 보도된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광고하고, 불륜외도의 징후를 판별할 수 있는 ‘체크 리스트’라는 것을 만들어 배우자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는 내용으로 고객을 유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이버수사대 윤방현 경장은 “최근 인터넷
심부름센터들이 ‘변호사와 업무제휴’라고 광고하는 등 일반인들로 하여금 마치 합법적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어 문제”라면서 “국내에는 타인의 사생활 탐지를 업으로 하는 행위는 법률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자칫 의뢰자도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