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일단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리비전A 식별번호를 국민들의 편의와 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 010만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까지는 상당한 준비와 절차가 필요하다.

우선 010만을 리비전A 식별번호로 사용하려면 현행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이하 번호세칙)의 일부를 손질하고, 통신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한다.

번호세칙은 전기통신 역무의 효율적 제공과 이용자 편익 등을 위해 국가의 유한자원인 전기통신 번호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기본 사항을 규정한 고시로, 전기통신사업법 제36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

통신위 전체회의는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지만 최소한 2주전에 관련 안건을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안건 상정 조차 어렵고 내달 통신위 전체회의를 기다려야 한다.

이에 앞서 정통부 나름의 준비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현행 번호세칙 제8조2항3호는 셀룰러(800㎒)와 PCS(1.8㎓) 사업자의 식별번호로01Y(Y=0,1,6,7,8,9)을, 2㎓ IMT-2000 사업자의 식별번호로 010만을 부여하고 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제36조3항에는 사업자들이 이를 준수토록 하고 있다.

즉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지난 2000년과 2001년 비동기식(HSDPA) 사업자로 SKT와 KTF, 동기식(CDMA2000 EVDV) 사업자로 LGT를 선정했고, 이들 사업자에 부여하는 번호가 010이라는 것.

당시 SK텔레콤[017670]의 `준', KTF[032390]의 `핌'과 같은 EVDO 서비스는 `기술의 진보'로 인정해 01Y 번호를 부여하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 논리에 따르면 현행법과 번호세칙상 1.8㎓ PCS대역에서 서비스하는 LG텔레콤의 리비전A는 당연히 01Y 부여 대상이다.

하지만 정통부가 리비전A 식별번호로 010만 허용하는 정책적 판단을 내린 만큼 이는 현행 번호세칙제8조2항3호 등의 변경 혹은 조항 추가가 불가피하다. 번호세칙 변경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6조4항에 따라 통신위의 사전 심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통부가 뒤늦게 리비전A를 3G로 인정한다면 세칙상 `2㎓ IMT-2000은 010'이란 조항을 `3G는 010' 등으로 고치든 아예 `리비전A는 010' 또는 `2007년9월 이후상용화한 이동통신 신규서비스는 010' 등으로 별도 조항을 둬야 한다.

물론 번호세칙이 변경되기 전까지 리비전A 서비스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기존 번호세칙에 따라 019 식별번호를 그대로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전파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의 식별번호를 주파수 대역별로 부여해왔기 때문에 번호세칙만 개정, 010 번호 사용의무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자칫 행정소송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LG텔레콤은 이에 따라 정통부의 정책결정과 관계없이 당장 11일부터 리비전A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오는 2011년 주파수 환수를 겨냥해 800㎒대역에서의 리비전A 서비스를 검토하던 SKT는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