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기영 앵커 : 우리 휴대전화요금 너무 비싸다.
오늘은 독일 등 유럽과 견주어 보겠습니다.
독일에서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우리의 5분의 1 정도라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안형준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유럽 교통과 금융의 중심도시, 프랑크푸르트. 이 곳 시민들의 한해 소득은 평균 10만 달러, 우리나라보다 5배 정도 많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 게지네 한스(대학생) : 10유로짜리 심카드 하나 사면 충분하죠, 그 중에 5유로는 통화료에요."
10유로면 우리 돈 1만2천5백 원인데, 그나마 절반인 5유로는 통화료로 돌려줍니다.
가입비 5만5천원에 한 달 기본요금이 만3천원인 한국의 SK텔레콤에 비해 5분의 1이 채 안됩니다.
우리와 달리 가입비가 없는데다 이동통신의 주민증이라고 할 수 있는 심카드 때문입니다.
심카드란 단말기에 넣다 뺐다 할 수 있는 작은 칩으로, 전화번호와 고객의 고유정보가 내장돼 있습니다.
● 디마지오(휴대전화 대리점) : "심카드엔 전화번호와 고객정보가 들어있고, 통화요금을 미리 충전해 둔다."
심카드만 있으면, 굳이 새 단말기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 모나 링크(회사원) : "꼭 전화기를 안사도 돼요. 엄마아빠 것 물려받아서 심카드를 꽂기만 하면 쓸 수 있다"
요즘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선 '베이스'란 요금상품의 심카드가 인기입니다.
20유로, 우리 돈 2만5천원이면 가입자끼리 문자메시지와 일반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캐린 랜더(회사원) : "최근 싼 요금이 많이 나왔어요. 선불제요금을 쓰는데 1분 통화료가 3분의 1로 줄었어요."
독일에도 한국에 널리 퍼진 공짜폰이나 천 원짜리 전화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번호이동을 하면서 이동통신사를 바꿔야 공짜폰이 생기는 한국과는 달리, 독일에서는 2년 사용계약만 하면 단 1유로에, 새 전화기와 함께 50유로, 우리돈 6만원이 충천된 통화권을 보너스로 줍니다.
미리 낸만큼 통화하는 선불요금제의 혜택도 큽니다.
예를 들어 30유로 요금을 다 쓴 뒤 다시 그만큼 충전하면, 20유로가 보너스로 주어지거나, 같은 통신회사 가입자끼리 200분 무료 통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쟁력 있는 요금상품은 해외진출 성공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독일 1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은 12개 나라에 진출해 1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독일시장 2위인 영국계 보다폰사도 5개 대륙의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 파비카 돌크(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 "유럽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이다. 더 많은 나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성공적이다."
이미 25개 나라에서 2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보다폰社의 장기목표는 지구촌 휴대전화 사용자 20억 명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1위 이통사가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 고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SK텔레콤은 고객들이 낸 요금으로 미국에 법인을 세웠지만, 최근 1년 동안 2천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지난 한해 가입비로 벌어들인 돈 2천5백억 원의 80%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외국의 1위 이동통신사들은 해외진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데, 한국의 1위통신사는 해외에서 잃어버린 돈을, 유럽에선 사라진 가입비로 메우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MBC뉴스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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