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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8-08 15: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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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대리점의 공짜폰, 소형점이 넘겨받아 3만~5만원에 팔고 대형점 가입자 늘려줘
김영민 기자 now@chosun.com 입력 : 2007.08.04 00:53 / 수정 : 2007.08.04 13:24
- 대리점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대리점이 아니다. 현재 관리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입자 수만 18만명을 넘는 대형 대리점이 있는 반면, 가입자 수가 1000명도 되지 않는 소형 대리점도 있다. 똑같은 옥외 간판에 실내외 인테리어도 동일하지만 판매 가격은 천양지차다.
대형 대리점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의 그레이드를 차지하고, 시상금까지 타기 때문에 손쉽게 공짜 휴대폰도 만들어낸다. 하지만 한달 전체 휴대폰 판매량이 50대가 못 되는 대리점은 고객에게 제조사의 출고가 그대로 팔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똑같은 휴대폰에 대해서도 20만~30만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대리점마다 각기 다른 판매가를 책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형 대리점들은 어떤 방식으로 영업을 하게 될까? 가격 경쟁력이 없는 소형 대리점 중 대다수는 대형 대리점의 하위 대리점으로 움직인다. 대형 대리점으로부터 휴대폰을 받아 판매를 하고, 중간 마진을 챙기는 것이다. 대형대리점이 공짜폰으로 파는 휴대폰을 넘겨받아 자기 매장에서 3만~5만원에 고객에게 판매해 이득을 남기고, 한 대당 3만원 안팎의 판매 수당을 받는다. 소형 대리점은 판매만 하고, 대형 대리점은 이를 통해 가입자를 늘려서 매달 받을 수 있는 관리 수수료 금액을 높이는 방식이다.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이통사 A대리점 이모 사장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한 달에 2000~3000개 정도 파는 대형 대리점들만 대리점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며 “그레이드 정책 때문에 소형 대리점들은 이제 대형점들의 판매점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형점으로서도 어려움은 있다. 소형 대리점 이외에 대형 대리점들로부터 휴대폰만 받아서 판매하는 ‘판매점’에게 휴대폰을 공급하기 때문에 재고 물량이 넘쳐난다. 대형 대리점 하나당 관리하는 판매점만 20~30개는 기본이고, 이들 판매점에서 휴대폰을 팔지 못하고 진열장이나 창고에만 쌓아둔다면 재고 부담은 고스란히 대리점 몫이다. 한 번씩 재고 물량만 모아 손해를 보면서 ‘공짜폰’으로 팔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한 이통사 직원은 “7만 명의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는 대리점이라면 최소 5000개 이상의 구형 단말기 재고가 창고에 쌓여 있다고 보면 된다”며 “한 대당 수십만 원씩 주고 사온 휴대폰 단말기 재고 때문에 문 닫는 대리점도 적지 않고, 대리점주들은 재고 단말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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