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3급 성능 … 3D 그래픽 지원 등 부가 기능도 '다채'

이르면 연말부터 주요 휴대단말기 업체들이 퀄컴의 새로운 듀얼코어 베이스밴드칩셋인 `MSM 7x00' 시리즈를 탑재한 고성능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휴대폰의 정보단말기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MSM 7x00시리즈는 음성과 데이터처리를 분리하고 데이터 처리속도를 최대 1㎓까지 끌어올려 PC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과거 스마트폰은 별도 CPU를 장착했으나 이제 통신용칩인 베이스밴드칩셋마저 듀얼코어(연산장치가 두 개)가 탑재되는 만큼, 바야흐로 고성능 멀티미디어폰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전작인 MSM 6000시리즈의 연산속도는 100~200㎒ 정도였으나 MSM 7000시리즈는 최대성능이 2000년 등장한 펜티엄3(800㎒)를 넘어선다. PC 애플리케이션도 구동할 수 있는 속도다.

다양한 부가기능도 갖추고 있다. 초당 30프레임의 VGA를 지원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만 갖춰진다면 스트리밍된 동영상을 TV수준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윈도미디어 파일이 지원돼 PC에서 보던 동영상파일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음질은 CD수준으로 향상된다. 새로운 칩셋은 3D 입체음향을 지원하기 때문에 MP3 음악을 보다 다이내믹하게 감상할 수 있다. 3D 그래픽도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 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칩셋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지원해 고화소 카메라폰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 포토샵에 버금가는 다양한 사진편집도 가능하다는 게 퀄컴측 설명이다.

6000시리즈에 첫 도입된 GPS 기능도 업그레이드 돼 3차원 고화소맵과 그래픽 재생을 통한 다양한 연계서비스가 예상된다. TV인터페이스와 USB로 촬영된 영상과 음악을 외부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현재 HSDPA나 내년 초 등장할 HSUPA 네트워크와 결합돼 다양한 컨버전스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ㆍLG 등 주요 단말기 업체들도 MSM7000칩셋을 적용한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신 다기능 칩셋을 사용하는 만큼 고사양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개발중인 프라다의 후속 멀티미디어터치스크린폰 KS20에 이 칩셋을 적용했으며 내달 말 개발을 마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국내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단말기 업체들은 당분간 MSM7000시리즈를 다기능 고가폰에만 적용하고 중저가 단말기에는 현행 MSM6000시리즈를 탑재할 계획이나 장기적으로는 과거 5000시리즈가 6000시리즈로 전환된 것처럼 7000시리즈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국내 단말기업체들은 CDMA 원천기술 상용화 당시부터 퀄컴과 긴밀하게 유대를 맺어온 만큼 이번 MSM7000시리즈 채택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MSM 칩셋 채택으로 퀄컴의 독점 구도가 차세대 멀티미디어폰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