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G) 휴대폰의 USIM(가입자식별모듈) 잠금장치 해제 논의가 꼬여 가는 분위기다.
정통부와 이통사, 단말제조업체 등 이해당사자들은 USIM 개방의 당위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개방의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당초 정통부가 예상한 내년 3월 USIM 전면 개방 일정이 녹록치만은 않아 보인다.
USIM 개방은 우리 이통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키워드다.
USIM이 개방되면 단말의 이동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번거로웠던 단말기 교체(기기 변경)가 훨씬 쉬워진다. 소비자들은 손톱 만한 크기의 USIM 카드만 갈아 끼면 원하는 단말기와 원하는 사업자를 얼마든지 쉽게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멀티 휴대폰, 멀티 사업자'를 이용하는 시대가 열리게되는 것이다.
이같은 단말 이동성의 보장은 궁극적으로 이통사가 막강한 권한을 지닌 단말기
유통시장의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USIM 카드만 있으며 얼마든지 단말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통대리점 방문은 줄어들고, 이로인해 자연스럽게 이통사들의
시장 개입 여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단말 제조업체들도 휴대폰을 이통사에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유통망이나 양판점, 편의점 등에도 공급할 수 있다. 이통사 위주의 휴대폰 유통구조가 유럽과 같은 `공개시장'(Open Market)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단말 이동성의 보장은 3G서비스의 특징인 USIM기반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USIM개방에 따른 장밋빛 전망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이를 실현하기까지 기술적, 정책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USIM 개방은 정상적이라면 3G 서비스 도입과 함께 이뤄졌어야 옳지만 이미 늦은 사안을 무리하게 진행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USIM개방에 대한 실익이 크면 클수록 개방의 방법과 시기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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