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업 강화, 음악서비스 입김 커져...독과점 우려도 제기]이동통신업계의 절대강자 SK텔레콤이 온라인 콘텐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입김을 강화하고 있다. 규모, 자금력, 콘텐츠를 얹을 플랫폼까지 두루 갖춘 SK텔레콤의 물량공세에 중소 콘텐츠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60여개 부스를 빌려 대대적으로 참여한다. 부스의 1/3은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나머지는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의 온라인 게임을 전시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60개 부스는 넥슨의 90개 부스에 이어 이번 지스타에서 두번째로 큰 전시 규모다. 엔씨소프트와 NHN도 60개 부스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지스타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게임업계 빅3와 맞먹는 대대적인 물량공세"라고 전했다.

엔트리브소프트로서는 SK텔레콤의 후광으로 차기 모험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엘리스'(가제)를 화려하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엔트리브소프트는 SK(주)의 그룹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 SK텔레콤이 지난 7월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330억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 그룹 차원의 콘텐츠 사업 강화의지를 SK텔레콤이 실행하고 있는 것.

온라인 음악서비스 쪽에서도 SK텔레콤의 공세가 날칼롭다. SK텔레콤이 지난 2005년 인수한 서울음반은 음원 확보는 물론이고, 경쟁사 소리바다와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음반은 SK텔레콤과 공동 결성한 400억원 규모의 펀드로 로지트 엔터테인먼트, 제로원 인터랙티브, JYPE, Ent 글로벌 등에 지분 참여해 음원을 확보했다.

워너뮤직코리아와는 합작 프로덕션인 WS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이 회사의 모든 음원에 대해 서울음반이 독점 유통권을 갖기도 했다. 서울음반은 TU미디어의 오디오 채널 중 하나인 멜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 신원수 뮤직사업부장이 서울음반 대표로 선임되면서 3개 음악신탁단체가 문화관광부에 제시한 음악 사용료 징수개정안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소리바다 5.0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졌다. 여기에는 서울음반과 JYPE 등 SK텔레콤 관계사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익명의 한 음원신탁단체 관계자는 "신원수 대표가 서울음반을 이끌면서 소리바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더 굳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소리바다 측은 '소리바다 5.0' 서비스에 대한 법원의 중단 판결 이후 "SK텔레콤의 멜론이 자회사를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려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의 SK텔레콤 입지는 더 확고하다. 콘텐츠 개발사들이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동통신사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판로가 막혀버리기 때문.

한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CP) 관계자는 "KTF에 콘텐츠를 공급하려고 하면 아무래도 SK텔레콤에 눈치가 보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통신사들끼리 서로 자사 독점 공급을 요구해오면, 시장 자체도 크지 않은데 공급 루트가 한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유료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열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다양한 콘텐츠가 자생해야 할 디지털 토양에 독과점 체제가 고착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