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ㆍ지상파 DMB의 만남, 결국 불편한 동거로 끝나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존립위기에 처한 가운데 위성과 지상파 방송을 단말기 하나로 동시에 볼수 있는 듀얼 단말기의 판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서비스인 위성ㆍ지상파 DMB가 동시 지원돼 ‘적과의 동침’이란 말까지 나왔음에도 시장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비싼 가격 탓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당초 기대되던 시너지효과 역시 물거품이 됐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듀얼단말기는 휴대전화와 내비게이션. 지난 6월말 선보인 SK텔레콤의 듀얼DMB폰은 채널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소비자들이 35개 채널(비디오채널 15개, 오디오채널 20개)과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까지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판매량은 1만3000여대. 하루 평균 60여대 가량 팔렸다. 듀얼단말기란 장점에도 불구, 실망스러운 판매 수치다. 가입자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 측은 이같은 판매수치마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차량용 듀얼DMB 내비게이션 단말기 역시 고전 중이다. 디지털큐브가 지난 6월말 내놓은 듀얼DMB 내비게이션 ‘아이스테이션 N7tu’ 은 현재 1만5000대 팔렸다. 위성DMB서비스 3년 무상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다양한 유통경로를 활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예약판매기록도 2000여대로 다른 경쟁제품이 예약판매에서 5000~6000대를 쉽게 넘는 것과 대비됐다.
하이온콥이 지난 3월 업계 최초 선보인 듀얼 DMB내비게이션 ‘하이온 듀오’. 이 역시 4000여대 이하로 팔리다 소리소문없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쯤되자 관련업체들은 듀얼DMB단말기를 내놓기조차 꺼리고 있다.
듀얼DMB단말기가 고전하는 이유는 높은 단말기 가격과 빈약한 콘텐츠 때문이다. 듀얼DMB폰은 69만원대, 듀얼DMB내비게이션은 50만원대 후반으로 최고가 수준. 웬만한 단말기를 두어대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돈을 내고 이용할 만한 콘텐츠도 없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듀얼DMB로 단말기 가격만 높아졌을 뿐 콘텐츠에 대한 메리트는 없다”면서 “지상파DMB가 단말기 기본 사양으로 거의 탑재돼 있어 소비자들이 위성DMB를 보기위해 굳이 두 배의 가격을 지불할만한 의사를 못 느끼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를 비롯해 지상파DMB 사업자인 한국DMB와 유원미디어 등은 만성적자로 인해 출범 2~3년만인 내년에 모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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