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주식취득 인가심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SK텔레콤과 다른 통신업체간 '인가조건'을 둘러싼 장외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라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 진영은 각각 '경쟁촉진에 따른 이용자 편익 제고'와 '경쟁제한에 따른 이용자 편익 저해'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 경쟁촉진과 시장활성화로 이용자 편익 제고

SK텔레콤은 17일 정통부에 하나로텔레콤 주식취득에 대한 인가를 신청하고, 주식양수도계약서 사본을 비롯해 하나로사업계획서, 주식취득 사유 및 목적 효과분석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하나로텔레콤 최대주주인 AIG-뉴브리지-TVG 컨소시엄의 지분 9140만6249주(38.89%)를 총 1조877억원(주장 1만1900원)에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주식 15% 이상 취득하거나 최대주주가 되고자하는 자는 정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향후 다양하고 새로운 통신 서비스 제공을 통한 경쟁 촉진 및 성장 정체에 직면한 통신시장 활성화를 통한 이용자의 편익제고가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이번 정부인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어 잘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 SK텔 진영, 공동 행보 가능할까?

LG텔레콤, KTF, LG데이콤, LG파워콤 등 4개 통신사업자는 이달초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통신시장의 경쟁제한성 심화와 공정경쟁환경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 만큼 이를 막기위한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LG그룹 통신 3사는 이에 따라 이번 인수에 반대하는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조만간 정통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LG데이콤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 인수에 반대한다"며 "조만간 건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통신 3사의 이같은 행보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신호탄으로 통신시장이 KT와 SK텔레콤의 양강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경우 생존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KTF도 여전히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회사인 KT가 지주회사전환 또는 KT-KTF합병 등 지배구조개선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KTF가 향후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가심사의 주요 쟁점은

정통부는 SK텔레콤의 인가신청에 따라 전문가심사,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공정거리위원회 협의 등을 거쳐 2개월내에 인가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사기준은 재정기술적 능력과 사업운영 능력의 적정성, 주파수 및 전기통신번호 등 정보통신 자원관리의 적정성, 기간통신사업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인가심사의 핵심 쟁점은 기간통신사업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즉, 이번 인수가 통신시장경쟁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다.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 진영이 동일 사안을 놓고 한쪽은 경쟁촉진을, 다른 한쪽은 경쟁제한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유선과 무선통신의 대체성 여부와 이에 따른 SK텔레콤의 무선지배력의 유선시장 전이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정통부가 이번 인수가 시장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경쟁활성화차원에서 시장점유율 제한, 망개방, 마케팅비용 제한 등을 담은 인가조건이 부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