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3세대(3G) 이동통신인 화상전화 가입자가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 8명 중 1명꼴인 5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막상 화상통화를 경험해 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휴대전화를 귀에 대는 대신 팔을 쭉 뻗어 통화하는 것은 아직은 광고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다.

전화기를 3G 화상전화로 바꿨으면서도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듣는 전화’로만 사용하고 있다면, 내친 김에 ‘보는 전화’를 시도하면 어떨까.

화상전화만이 제공하는 다채로운 기능을 소개한다.

○ 집안 관리, 교통 점검 도우미

SK텔레콤과 KTF는 가정 내 컴퓨터에 연결된 웹 카메라를 통해 집안의 현재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가(高價)의 영상 장비를 사지 않고도 PC에 카메라만 설치하면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집안의 모습을 화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화상전화가 주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KTF의 팝업화상교통정보는 93개 고속도로, 127개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현재 모습을 화상으로 보여 줘 막힌 길을 피해가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LG텔레콤은 상대방이 보내주는 영상을 녹화하는 통화내용 녹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캠코더 없이도 현장을 기록으로 남길 때 유용하다.

○ 네 번 걸 전화를 한 번에 ‘OK’

대부분 화상전화라고 하면 일대일 통화만 떠올리지만 한꺼번에 여러 명이 참여하는 다자간 통화도 쓸모가 크다.

SK텔레콤과 KTF의 화상회의 통화는 각각 5명, 4명과 동시에 통화할 수 있어 여러 명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 경우 단 한 번에 해결돼 통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서비스 번호를 눌러 회의 방을 개설한 뒤 상대방을 초대하면 된다.

특히 사람 수가 늘어날수록 통화요금이 늘어나는 SK텔레콤과 달리 KTF는 4명과 통화하면서도 통화료는 1명분만 내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 화상전화 단점 이렇게 해결

‘술집에 있는데 화상전화가 걸려 오면 어쩌지?’ ‘세수도 안 한 부스스한 모습을 보여 주긴 싫은데….’

이렇게 망설이고 있다면 대체화면 서비스가 제격이다.

화상전화를 걸어 온 상대방에게 얼굴을 보이는 대신 미리 저장해 둔 동영상이나 아바타(사이버 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처럼 사용하는 캐릭터)를 대신 보여 주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얼굴을 보여 주는 대신 재미삼아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통화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주변에 사람이 많을 때 유용한 서비스도 알아두면 좋다.

화상전화는 휴대전화를 얼굴에서 멀리 떼고 통화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많은 실내에선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기 마련.

이럴 땐 문자 채팅으로 전환해 휴대전화 채팅을 즐길 수 있다. 이때 갖가지 이모티콘을 쓸 수 있어 대화의 즐거움을 한층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 전략기술부문장인 오세현 전무는 “화상전화를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주변에 소리가 새나가지 않는 지향성 스피커나 잡음 제거 마이크를 휴대전화에 넣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