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올들어 기본요금 낮추고 정액제 발송건수도 대폭 늘려

서울 포이동에 사는 주부 이모씨(38). 이 씨의 휴대폰 단문문자메시지(SMS) 저장함은 5일만 지나면 100개가 훌쩍 넘어간다. SMS를 이용하는 게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것 보다 재미있고 요금도 적게 들어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는 SMS 요금으로만 한달 평균 1만2,000~1만5,000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신년부터 이 씨가 SMS로 지출하는 비용은 월 1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서울에서 천안으로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 이모씨(21). 여자친구와 SMS를 자주 나누는 그는 하루에 보통 30~40통을 보내기 때문에 요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요금을 줄이기 위해 8,000원을 내면 500건을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정액제 상품에 가입했지만 이것만으로 감당이 안돼 매달 5,000원 이상의 추가요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그 역시 내년부터는 추가요금을 거의 안내도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심지어는 길거리를 다니면서 보면 휴대폰을 열고 누군가에게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SMS나 멀티메일 문자메시지(MMS)는 이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신수단이 됐다. 하지만 이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요금부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신년 들어 10대, 20대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문자요금이 많이 착해졌다”고 얘기하곤 한다. 이통사들이 문자메시지와 그와 관련된 부가상품의 요금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일부터 SMS 요금을 기존의 30원에서 20원으로 일제히 인하했다.

뿐만 아니다. 문자메시지 관련 요금 상품도 제공건수가 늘어나거나 요금이 낮아져 ‘엄지족’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신년들어 매시징 정액제 서비스 명칭을 바꾸면서 SMS 제공건수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메시징 정액 20(월정액 2,000원)’은 ‘메시지 라이츠’로 이름이 바뀌면서 SMS 무료제공 건수가 80건에서 120건으로 ▦‘메시징 정액 50(월 5,000원)’은 ‘메시지 레귤러’로 변경되며 250건에서 375건으로 ▦ ‘메시징 정액 80(월 8,000원)’도 ‘메시지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면서 무료제공건수가 500건에서 750건으로, 50%씩 늘었다.

선불 쿠폰인 메시지쿠폰의 경우에는 제공건수는 늘어나고 요금은 낮아지는 이중 혜택을 받게 된다. ‘메시지 쿠폰 100’은 2,500원에 SMS 100건을 발송할 수 있었지만 신년부터는 ‘메지시 쿠폰 120’으로 바뀌면서 구매금액이 2,000원으로 낮아졌지만 제공건수는 오히려 120건으로 늘어났다.

KTF와 LG텔레콤 역시 SMS와 관련된 부가서비스의 요금을 낮추거나 무료 제공건수를 늘리기로 하는 등 요금인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SMS 마니아’들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실제로 KTF는 자기 마음대로 상품을 설계하는 ‘DIY 요금제’의 경우 요금조정을, 월정액 상품의 경우에는 제공건수를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고 LG텔레콤도 ▦문자100플러스 ▦문자200플러스 ▦문자500플러스 등 문자할인 월정액 상품이나 ▦문자 콜랭팩 등에 대해 추가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년 들어 문자 메시지 요금이 대폭 인하됐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경쟁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요금 인하 또는 무료제공 건수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