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수익악화 초래 마케팅비 축소방침
연초 보조금 경쟁 과열양상 실행엔 미지수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비용(마케팅비)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밝혀 이른바 `공짜폰'경쟁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이통사들의 마케팅비용 축소는 3월 보조금 규제해제(일몰)와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개방,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마케팅비의 핵심인 단말기 보조금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G텔레콤은 3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당 가입자 유치비를 지난해 대비 2만원 줄인 14만원 수준으로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자간 지나친 유치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는 점에 모든 사업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과열경쟁으로 순증가입자 규모는 평년(180만명 수준)의 두배에 가까운 330만명에 달했다.
LG텔레콤은 다만 마케팅비 인하에 따라 가입자 유치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 국내외 제조사와 협력해 고기능 저가단말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풀브라우징 모바일인터넷과 전자우편 등 데이터 서비스가 강화된 단말기를 정액요금제와 함께 제공해 실질적인 가입자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KTF도 "가입자들의 단말기 교체시기가 빨라지고 있지만 올해 3G단말기 교체주기를 늘리는 영업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단말 조달가격을 작년대비 4~5만원, 10~15%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F는 또 보조금 규제가 일몰되더라도 적정 수준의 보조금을 집행할 계획이지만 지난해보다는 월등히 합리적인(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31일 실적발표를 앞둔 SK텔레콤도 올해 불확실성 때문에 과도한 보조금 집행은 지양한다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보다는 경쟁력 있는 단말기 확보나 부가서비스 강화, 통화품질 고도화 등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앞서 국내 처음으로 단말기 입찰제를 실시, 마케팅비 절감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전화 보급률이 사실상 포화인 90%에 달해 해지와 가입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업자들은 `돈 쓰고 욕 먹는' 악순환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권교체와 정부조직개편의 규제공백을 틈타 이통3사간 불법보조금 경쟁이 다시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이고, 올해 3G가입자 주도권 확보라는 목표까지 덧붙여진 상황에서 업계의 마케팅비용 축소 방침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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