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이익이 줄어 울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조2859억원의 매출에 2조17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분기의 절반으로 줄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TF와 LG텔레콤 역시 ‘매출 증가, 이익 감소’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개선될 조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KTF가 지난해부터 3세대(G) 서비스인 ‘쇼(SHOW)’에 힘을 기울이면서 차세대 3G 시장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불붙고 마케팅 비용이 덩달아 커진 때문이다. 영상통화가 가능한 3G 단말기를 보급하려고 보조금을 많이 풀었다. 고속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새로운 망을 갖추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조원을 넘긴 KTF의 영업이익이 34% 감소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마케팅 비용은 5000억원 늘었고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전국 망을 구축하는 데도 8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었다.
통신 3사는 올해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각오다. LGT는 서비스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25%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3G 시장에 뛰어들 참이라 신규 진입 비용을 감안하면 이 목표가 달성될지 미지수다. 또 3월 보조금 규제가 없어지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음성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이통 3사 모두 데이터를 포함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목을 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명박 정부가 요금 인가제 폐지, 결합 상품 확대 같은 요금 경쟁 유도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유·무선 전화, 초고속 인터넷, IPTV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마케팅이 본격화하면 이통 산업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 있다. 각각 따로 팔 때보다 10% 이상 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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