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장기가입자 및 가족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요금인하 방안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시민단체 및 소비자들은 가입비 및 기본요금 폐지 혹은 인하, 10초당 통신요금의 일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활동 초반 통신요금을 20% 인하하겠다고 공언해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지만 이번 SK텔레콤의 인하안은 이들의 기대와는 상당 부분 거리가 있다.

가족 합산 기본요금 인하(패밀리할인)는 가족 구성원이 SK텔레콤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혜택의 폭이 크며 망내할인률 역시 장기고객에게 유리하다. 많게는 20%를 넘어서는 할인혜택이 돌아가지만 이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번 요금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20%에 달하는 요금을 모든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아무리 인수위의 발표와 협조 요청이 있어도 쉽지 않은 부분”이라며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번 요금인하 방안도 여론과 인수위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가입비와 기본요금 인하는 통신사들로서는 쉽게 손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못 박았다.

가입비와 기본요금은 통신사들이 별다른 지출 없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통한 매출이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고스란히 넘어가기 때문에 함부로 인하할 경우 실적부진과 직결된다.

일괄적인 통화요금 인하 역시 지속적으로 내려왔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수준이 낮다는 것도 이통사들의 고민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과거 10초당 최고 32원에 달하던 통화요금을 단계적으로 낮춰 20원으로 인하해왔다.(표준요금 기준)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만큼 굳이 이를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인수위가 밝힌 20% 통화요금 인하가 일괄적인 인하로 이어질 경우 매출액 역시 20% 가까이 축소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장기 고객에게 20% 내외의 요금인하 혜택을 제공해 인수위의 방안에도 부응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서비스 이용빈도를 높이는 한편,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을 축소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장된 업체들은 대체적으로 소비자들보다는 증권관계자와 주주들의 반응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통사들도 상장사인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에 피해가 적은 요금인하 방안을 연구할 수밖에 없으며 가입비와 기본요금 인하 등을 손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 배준동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요금 인하방안과 관련해 “올해 매출 목표인 11조7000억원은 유효하다”며 “요금경쟁에 따라 통신비가 내려가면 사업자들은 마케팅비용을 줄이는 등 비용효율성을 높여 매출감소를 상쇄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 통신요금을 절감하면서도 실적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