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결합상품 vs SKT 망내할인…락인 효과 누가 크나
유·무선 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결합상품과 망내할인 확대 카드를 꺼내들고, 무자년(戊子年) 새해 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역 다툼에 들어갔다.
특히, 두 사업자가 똑같은 날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두 사업자의 결합상품과 망내할인 확대가 요금할인에 따른 경쟁사의 가입자 뺏기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의 목적보다는 우선 자사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한 락인 효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사업자 간 본격적인 격돌은 오는 2월 중순 정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인가 여부를 결정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정부의 하나로텔레콤 인가 이후 오는 3월 이후부터는 이동전화, 시내전화, 초고속 인터넷, 방송(IPTV, 위성DMB) 등을 묶은 본격적인 유·무선,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단 이번 양사의 새 요금제를 놓고 업계에서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실용 가치가 낮은 KT의 결합상품보다는 SK텔레콤이 내놓은 ▲가족 할인제도 ▲장기가입고객 망내할인율 확대가 가입자 락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7종의 결합상품을 내놓으면서 가입 조건으로 ‘시내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용자로 한정했으며, 7종 중 ‘시내전화+인터넷전화’가 묶여 있는 결합상품이 4종에 달해 사실상 3G 이동전화 가입자나 IPTV에 신규 가입자만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가족 구성원 중 2명 이상만 SK텔레콤 가입자이거나 별도의 비용 없이 망내요금 할인율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락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실상 KT-KTF에서만 제공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이동전화’, ‘시내전화+초고속 인터넷+이동전화’ 등의 결합상품을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과 묶어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어, 이후 출시될 결합상품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감안하면 가입자 락인 효과는 더욱 크다.
다만, 90% 이상 시내전화 점유율을 갖고 있는 KT가 이를 바탕으로 요금할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이동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묶어 할인율을 확대할 경우 락인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할인율이 20% 이상 넘을 때 상품 가입이나 전환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KT의 ‘시내전화+초고속 인터넷+이동전화’ 결합상품의 할인율은 결합상품 약정기한에 따라 각각 최소 3%에서 최대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KT와 SK텔레콤이 출시한 새 요금제는 후발사업자들의 요금인가제 폐지에 대한 우려를 피하는 선에서 가입자 락인 효과에만 집중됐다”며 “하지만 올 상반기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 번호이동성 시행에 따른 VoIP 가입자 확대, IPTV 상용화가 이뤄지면 가입자 확대 및 유지를 위한 본격적인 할인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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