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와 유선전화 시장의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가 4일 '가족할인'과 '결합상품 할인' 등 요금인하 상품을 발표했다. 새로 나온 요금인하 상품은 소비자가 특정 통신회사에 장기간 가입하거나, 유선전화·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은 통신 결합상품을 선택할 때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통신회사를 자주 옮기거나 단일 통신상품의 소비자는 요금인하 혜택이 거의 없어, 향후 소비자들의 통신상품 선택과 이용패턴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SK텔레콤 '가족할인'으로 장기가입 유도

SK텔레콤은 올 3월부터 5월 사이에 '가족할인', '망내(網內)통화 할인확대', '무선인터넷 월 정액상품' 등 신규 요금을 인하한 이동통신 상품을 출시한다.

'가족할인' 상품은 가족들이 SK텔레콤에 가입한 기간을 합산, 월 기본료를 10~50% 깎아준다. SK텔레콤은 "5명의 가족이 가입하면 월 통화료가 1인 평균 7148원씩, 가족 전체로는 월 3만5740원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요금을 깎아주는 '자사 망내할인'은 현재 50%인 할인율을 가입기간에 따라 80%까지 확대한다. 하지만 '가족할인' 상품 가입고객이 망내할인 상품에 가입하면, 최대 50%까지만 통화료가 할인된다. SK텔레콤 배준동 마케팅부문장(전무)은 "가족할인과 망내할인 확대 등은 장기 가입 고객들에게 요금을 할인해 준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월 1만원짜리 무선인터넷 정액상품'을 오는 5월 출시한다.

◆KT '통신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이탈 방지

KT는 최대 5가지 통신상품을 묶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통신 결합상품'을 2월 중에 출시한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에 인터넷TV(메가TV)·인터넷전화·이동통신(KTF의 쇼) 상품을 결합했다.

KT 이병우 마케팅부문장(전무)은 "통신 결합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통신회사를 옮기는 비율이 적다"면서 "가입자를 붙잡기 위해 쓰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대신 통신요금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합상품에 3년 기한으로 가입하면 일반전화·메가패스·메가TV·쇼 등 4가지는 기본료가 10% 줄어든다. 인터넷전화는 기본료를 50% 깎아준다. 예를 들어 유선전화·메가패스·메가TV·쇼·인터넷전화 등 5가지 결합상품을 선택하면 월 최대 2만1222원의 요금을 줄일 수 있다.

KTF와 LG텔레콤 등 다른 통신업체도 이달 중 통신요금 인하를 발표할 계획이다.

KTF는 2년 이상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휴대폰 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텔레콤은 다음달 무선인터넷 요금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계의 요금인하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기대에 비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정책위원은 "이동통신 요금인하의 핵심인 기본료·가입비 인하가 빠졌고, 요금인하 혜택을 받는 대상자가 많지 않아 실질적인 요금절감 효과가 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