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성곤 씨(30)는 2년 정도 사용한 휴대폰을 바꿀 계획이다. 그런데 3월부터 보조금 규제 제도가 없어진다고 하니 언제 교체하는 것이 유리한지 궁금해졌다.

언뜻 생각하면 휴대폰 보조금 규제가 풀린 뒤 보조금이 많이 오르면 단말기 가격이 싸질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휴대폰 판매업자들과 전문가들은 지금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왜 그럴까?
보조금 법은 일몰제에 따라 3월 26일자로 폐지될 예정이다. 유통업체들이 2~3월 초에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고 조언하는 근거는 △보조금 규제가 풀리기 전에 이동통신사들이 재고물량 털기에 나서기 때문에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고 △지금도 보조금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데다 △보조금 규제가 없어지면 이동통신업체들이 의무 약정기간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근거한다.

특히 1년6개월 이상 단말기를 사용했다면 지금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3월 말 이후 이동통신업체 정책이 바뀌면서 애써 쌓아 놓았던 보조금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도 크다.


◆ 단말기 가격 줄줄이 인하
= 실제 삼성 애니콜의 SCH W300(UFO폰)은 신규 가입시 지난해 12월에 4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30만원 아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또 KTF의 EV-W300은 작년 12월에 30만원대였던 단말기 가격이 15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LG의 LB3300(사진)도 40만원대 중반이었던 가격이 현재는 3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10만원 아래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저가 휴대폰 종류도 지난해 12월 2개에서 현재는 6개 기종으로 늘어났다.

◆ 보조금 규제가 폐지되면
= 보조금 규제가 사라지면 사업자는 보조금 지급 여부나 금액 등을 마음대로 결정하고 시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통신사업자가 요금 인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 규제가 풀리더라도 보조금 지급은 줄이고 통신비 인하 쪽으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현재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는 보조금 제도가 변경되기 전에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6월 이후에는 가입자들이 이동통신 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은 지금보다 줄어들고 휴대폰 구매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변테크노마트 휴대폰 상가연합회인 '상우회' 이백규 회장은 "제조업체는 재고물량을 소진하려 하고 이동통신사들은 막바지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 현재 가격 조건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 전망과 달리 이동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간 마케팅이 다시 불붙는다면 보조금 금지가 없어진 뒤 공짜폰이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