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무것도 필요 없다”를 외치며 너털웃음을 웃는 할아버지, “띵~~띠~~~~잉” 소리를 내며 소 끌고 집으로 가는 할아버지. 요즘 우리가 접하는 휴대전화 광고에는 노인의 등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만큼 휴대전화는 노인들에게도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휴대폰 사용률도 늘어나 지금까지 가족과 연락이 뜸해 적적해하던 노인들에게 훌륭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사회적 소외감으로 인한 우울증에 벗어날 수 있고 기계를 작동함에 따라 치매예방의 효과 등의 긍정적 효과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노인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데에 있어 한계가 있으며 그냥 받는 전화는 수동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오히려 역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또 전자파에 의한 건강상의 문제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울증 감소, 긍정적인 효과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노인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이동전화 이용 현황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들의 49.2%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며 노인 전용 휴대전화, 일명 ‘실버폰’이 생산되는 등 노인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정신과 김광수 교수는 “노인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위급시 연락이 쉬울 수 있고 일종에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뇌기능을 활성화 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그 동안 자녀들의 연락을 마냥 기다리던 것과 달리 언제든지 자녀들과 연락할 수 있는 횟수가 늘어 혼자라는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 전에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이 가족과의 관계와 사회의 소속감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 아직도 노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

휴대전화 사용으로 가족과의 연락 횟수가 늘어 우울증 감소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오히려 기계를 통한 한정된 인간관계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기계를 통해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은 한계가 있고 대부분 노인들에게 휴대전화 이용이 불편해 전화를 거는 일이 없다”며 “대부분 자녀들의 전화를 받는 수동적인 관계로만 머무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의 이용이 오히려 뇌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 이은아 박사는 “전화번호를 암기·메모 하지 않고 그냥 버튼만 누르게 되는 휴대전화의 특성상 오히려 가족의 번호도 외우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치매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에 더해 전자파로 인한 신체적인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휴대전화의 전자파로 인해 젊은 층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 젊은 층보다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적어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이 적을 수도 있겠지만 신체에 아무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과도한 휴대전화 이용을 금하고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노인들이 사용하기 적합한 휴대전화 소위 실버폰을 보급하고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용법을 알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