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시장의 바람을 일으킨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가 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KT의 메가TV는 약진을 거듭, 가입자 격차를 줄이며 하나TV를 맹추격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먼저 개척해놓고 KT에 주도권을 내준 하나로텔레콤이 IPTV 시장에서도 똑같이 역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최근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3월 말까지 하나TV 누적 가입자수는 88만∼89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나TV는 지난해 12월 말 81만명에서 1월 말 85만명으로 한달 사이 4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2월과 3월은 한달에 1만∼2만명 순증하는데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거침없이 불어났던 하나TV 가입자수가 올들어서는 거의 정체상태를 맞고 있다"며 "SK텔레콤에 인수되면서 영업과 마케팅 조직이 느슨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메가TV의 경우 지난달 3일 50만번째 고객을 확보한데 이어 이후에도 7만명이 늘어 3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57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부터 메가TV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가입자 증가 추이에 속도가 붙은 결과다.

작년 9월 13일 10만명이었던 가입자는 10월 19일 20만명, 12월 4일 30만명, 올해 2월 5월 40만명, 3월 3일 50만명으로 10만명 순증 기간이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KT는 올해 메가TV 누적 가입자 목표를 150만명으로 정했다.

하나로텔레콤[033630]은 애초 130만명으로 목표를 잡았다가 KT에 뒤지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 150만명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KT가 하나로텔레콤을 따라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는 실시간 방송을 비롯한 온전한 IPTV 서비스가 개시되면 메가TV가 더욱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KT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이 2월 말 현재 651만여명으로 365만여명인 하나로텔레콤보다 훨씬 많다.

더욱이 KT는 이 중 66만여명이 FTTH(광가입자망) 고객이다. 일찍부터 망고도화 투자에 나서 실시간 방송이 시작되면 화질 등 서비스 안정성에서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KT 정만호 미디어본부장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절반 가량을 IPTV 가입자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 메가TV는 330만명, 하나TV는 120만명 정도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하나TV는 벌써 90만명 가까이 됐기 때문에 더 늘어날 여지가 별로 없는 반면,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하나TV에 대한 시설 투자 여력이 생겼으며 SK텔레콤과의 결합상품 출시 및 유통망 확대, 콘텐츠 공동 활용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LG데이콤의 `마이LGTV' 가입자는 1분기가 지났지만 가입자는 1만명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20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이 SK텔레콤의 인수로 인해 전열이 흐트러진 사이 KT가 맹공을 퍼부으며 가입자를 쓸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2분기부터는 하나TV가 다시 공세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입자 확보전이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