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원배] 이동통신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콘텐트를 제공하기 위해 무선 인터넷망의 벽을 앞다퉈 헐고 있다. 인터넷망을 개방해 다양한 인터넷 사업자를 끌어들이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유선 인터넷과 달리 휴대전화 무선 인터넷은 그동안 이동통신 업체들이 배타적으로 운영해 왔다. SK텔레콤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 KTF의 '매직엔', LG텔레콤의 '이지아이' 등이 그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네이버와 다음 등 600여 무선 인터넷 사이트를 분야별로 모아놓은 '오픈아이'를 선보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부여한 주소 번호인 윙크(WINC)를 갖고 있는 모바일 홈페이지가 4200여 개에 이르지만 고객들이 이를 일일이 알기 어려웠었다. 오픈아이를 이용하면 유선 인터넷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처럼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LG텔레콤도 6월 초 무선 인터넷 포털인 '오픈존'을 개편했다. 오픈존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는 GS홈쇼핑 등 60여 개에 달하며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KTF도 오픈아이.오픈존과 유사한 무선 인터넷 포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을 끌어들이려는 경쟁도 불이 붙었다.

SK텔레콤은 올 6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75개 업체 160여 명을 초청해 '망 개방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무선 인터넷에서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내는 수수료를 정보이용료(고객 부담)의 18%에서 5%로 낮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데이터사업본부장 안회균 상무는 "망 개방 서비스는 사업자에겐 새로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고객에겐 다양한 콘텐트를 접하게 해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유선과 동등한 수준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선공을 펴자 KTF도 31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무선 인터넷 이용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기로 했다. KTF 관계자는 "무선 인터넷을 쓰는 사업자가 우리 측에 내는 수수료를 SK텔레콤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윙크(WINC)=www.aaa.co.kr 같은 유선 인터넷 주소 대신 번호만으로 무선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마련한 모바일 주소체계다. 예컨대 서울시청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이통통신 업체에 관계없이 휴대전화에서 702와 무선 인터넷 접속 키를 누르면 된다. ▶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onebye@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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