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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으로 몰린 한화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20)이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을 저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특명을 받아들었다.
한화는 14일과 1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잇따라 내줘
한국시리즈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3차전 선발로 류현진을 내세워 총 반격태세를 갖췄다.
무엇보다 1, 2차전에서 드러난 패인 중 가장 큰 요인은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1차전은 7번타자로 나선 이대수로 시작해
채상병,
민병헌을 거쳐 톱타자
이종욱까지 이어진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에 한화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스피드를 장착한 이들의 저돌적인 베이스러닝 앞에 투수와 포수를 포함한 내야진 전체가 흔들렸다.
2차전 역시 마찬가지. 9번타자로 나선 민병헌이 잠잠했지만 2번타자
김현수와 3번타자
고영민이 뒤를 받쳤다. 이종욱과 김현수는 의외의 대포까지 날렸다.
결국 통상 1~2번이 맡아야 할 밥상을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이 폭넓게 차린 것이다. 일단 경기가 개시되고 공격이 시작되면 톱타자와 하위타자의 개념은 없어진다.
김성근 SK 감독 역시 상위타선과의 연결을 강조하며 하위타선에 발빠른 타자를 배치했다.
류현진 역시 이들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이종욱(.455) 김현수(.429) 채상병(.667) 민병헌(.600) 등 두산의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에 철저히 당했다. 8~2번으로 이어지는 4명의 강타자를 연속해서 맞서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7타수 6안타로 가장 좋은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이대수(.333)와 장타력, 주루 센스를 두루 갖춘 고영민(.143)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쉬어갈 타순이 없는 셈이다.
류현진이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3번의 경기를 가졌지만 1승 2패 5.9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류현진으로서는 경기내내 긴장을 풀 수 없어 피로도가 더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의 공격력은 안정된 수비에서 펼친다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외야에 포진된 김현수-이종욱-민병헌은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범위로 한화타자들의 한숨을 내쉬게 하고 있다. '2익수'로 불리는 고영민이 버티고 있는 우익수 쪽은 그야말로 안타를 기록하기가 어렵다. 한화 타선도 부담을 가지는 셈이다.
결국 류현진이 이런 광범위한 테이블 세터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올 가을 한화의 운명이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