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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행복한시간

힘들고 정신없이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네인생...마음편히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적은 언제였던가.. 여기 소박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들이 있습니다..잠시 가던길 멈추시고 다시한번 지나온 우리의 삶들을 되돌아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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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할수밖에 없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ip:218.238.230.17)
  • 평점 0점  
  • 작성일 200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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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9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사 때가 되면 아버지 끼니를 걱정하며 휴대전화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고는 퉁명스런 목소리로 밥 챙겨 드시라는 말을 합니다. 고집불통 아버지이지만 미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내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버지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3 때, 어머니가 갑자기 병으로 돌아가신 뒤 나뿐 아니라 아버지도 많이 적적하시고 힘드셨을 거라는 걸 몰랐습니다.

 

나만 엄마 없는 아이로 외톨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하굣길. 낯선 아주머니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아버지를 봤습니다. 그 순간 아버지가 난생처음 부끄러웠습니다. 친구들에게, 그리고 하늘에 계신 나의 어머니에게.

 

그런데 더욱 아버지를 미워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아주머니가 사기를 치고 도망간 것입니다. 어머니아버지가 힘겹게 마련했던 집도 팔아야 했고, 차압딱지가 집안 곳곳에 붙여졌습니다. 그 뒤로 난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도 하기 싫어졌습니다.

 

그 서먹한 상태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젠 능력도 힘도 없다고 먹여 살리라고 말하는 아버지, 이젠 더욱 당당히 여자친구를 소개하는 아버지, 지난일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아버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난 아버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까칠해진 두 손, 돌아서 걸어가시는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가장이라는 무게로, 이젠 더 처질 것 같지도 않게 내려앉은 두 어깨, 그리고 맛있는 음식 앞에서 자신은 언제나 배부르다며 자꾸만 내 접시에 고기를 놓아 주시는 모습. 말은 안 하시지만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수십 배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나는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한없이 미워하지만 사랑합니다.

 

정미경 님(가명)|부산시 동구 초량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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