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Company
ShoppingGuide
Today View
CouponZone
BOOKMARK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좋은생각*행복한시간

좋은생각*행복한시간

힘들고 정신없이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네인생...마음편히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적은 언제였던가.. 여기 소박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들이 있습니다..잠시 가던길 멈추시고 다시한번 지나온 우리의 삶들을 되돌아보시기를....

게시판 상세
제목 늦었지만 잘못을 고백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ip:218.238.230.17)
  • 평점 0점  
  • 작성일 2007-08-10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81
 

늦었지만 잘못을 고백합니다

 

대학 신입생 시절 우연히 《선데이 서울》이라는 잡지를 뒤적이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발동해 그곳으로 신부수업을 받고 있는 참한 여성이 펜팔을 원한다는 엽서 한 장을 띄웠다. 내 성별을 감추고 이름 끝 자를 ‘희’로 바꿔 엽서를 보낸 것이다. 훗날 일어날 반응을 상상해 볼 겨를도 없이 하숙집에는 엄청난 양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어느 날 나는 매우 인상적인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수를 놓은 듯 정성스럽게 쓴 편지의 주인공은 포천 오뚝이 부대에 근무하는 육군 상병이었다. 농촌에서 청년회장을 맡았다가 입대했다면서 도시 처녀에 대한 동경과 고독에 몸부림치는 군인의 애절한 마음이 진솔하게 담겨 있었다. 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고 급기야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장난기가 가시지 않은 나는 인기 심야프로인 ‘한밤의 음악편지’에서 가슴 설레는 언어들을 주워 모아 사랑에 목마른 성숙한 여성이 되어 편지를 썼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고, 날이 갈수록 편지 내용은 점차 청춘남녀의 뜨거운 열정으로 달아올랐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수습불가한 일이 터지고 말았다. 거짓말처럼 편지의 주인공이 휴가를 받아 나를 찾아 온 것이다. “선희 씨, 박 병장입니다.” 담장 너머로 흘러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한 나는 같은 방을 쓰는 학형에게 통사정해 무서운 오빠 행세를 하도록 부탁했다. 형이 나무라다가 나중에는 시골의 외갓집에 갔다고 설득을 해도, 그는 휴가 기간인 3일 내내 하숙집 골목을 서성거리며 ‘선희 씨’를 불러 댔다.

청춘 시절의 장난치고는 너무도 큰 범죄(?)를 저지른 나는, 그것도 치마만 두른 여성만 보아도 온몸이 동한다는 전방의 군인을 상대로 했다는 것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걸린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분에게 잘못을 고백하며 용서를 빈다.

이선기 님 | 서울 구로구 오류2동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