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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행복한시간

힘들고 정신없이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네인생...마음편히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적은 언제였던가.. 여기 소박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들이 있습니다..잠시 가던길 멈추시고 다시한번 지나온 우리의 삶들을 되돌아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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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가 담근 짠김치!!
작성자 관리자 (ip:218.238.230.17)
  • 평점 0점  
  • 작성일 2007-08-10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70
 

엄마가 담근 짠 김치

 

TV 시청 중 내 맘에 쏙 드는 김치냉장고 광고를 보았다. 살까 말까 고민했다. 분명 김치냉장고를 안 사면 엄마가 힘들게 담근 김장 김치의 반은 다른 사람들 입에 들어가겠지. 고민 끝에 남편에게 전화했다.

 

“여보, 올 김장도 엄마가 해 줄 것 같은데 큰 맘 먹고 김치냉장고 삽시다. 김치냉장고가 없으면 그 많은 김장 어떻게 보관하겠어요? 여기저기 친한 언니 동생에게까지 전화해서 봉지봉지 나눠 주는 일조차 힘들어요. 냉장고에 김치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조금만 담아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일 년 중 엄마한테는 제일 기분 좋은 시기가 김장철인데….”

 

잠시 뒤 나는 할부로 김치냉장고를 샀다.

 

11월이 되자 엄마는 변함없이 김치냉장고에 꽉꽉 채워도 남을 만큼 김장을 담아 보내셨다. 정말 입이 벌어질 만큼 많은 양이라 2, 3년 먹어도 남을 것 같았다. 그런데 엄마 입맛이 변했는지 김치 맛이 짰다. 어쩌면 이웃에 놀러 갔다가 깜빡 잠이라도 들어서 배추 소금에 절인 시간을 잊으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좋아하는 연속극에 흠뻑 빠지셨는지도.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한밤중에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자식이 걱정할 일로는 전화 주실 분이 아닌데 엄마의 기운 없는 목소리가 가슴속에서 울렸다. 엄마는 속이 너무 안 좋아서 며칠째 끼니를 때우지 못해 고생한다고 하셨다.

 

다음 날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정밀검사를 받게 했는데, 엄마는 위암말기였다. 대학병원에서 수술하고 이 년은 사실 거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엄마는 육 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김장을 왜 그렇게 짜게 담았을까 의아했던 마음이 풀렸다. 엄마는 더 이상 김장을 담아 줄 수 없는 걸 미리 예측하고 오래오래 먹으라고 짜게 담가 놓은 걸. 지금도 김치냉장고에 엄마가 마지막으로 담가 놓은 김장이 남아 내 마음을 더욱 아리게 한다.

 

고경희 님|경북 구미시 상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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