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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행복한시간

힘들고 정신없이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네인생...마음편히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적은 언제였던가.. 여기 소박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들이 있습니다..잠시 가던길 멈추시고 다시한번 지나온 우리의 삶들을 되돌아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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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형이 구한 조카의 생명!!
작성자 관리자 (ip:218.238.230.17)
  • 평점 0점  
  • 작성일 200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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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67
  

형이 구한 조카의 생명

 

지금으로부터 오십 년 전 이야기입니다. 봄날 모내기를 하려고 형과 함께 강 물꼬를 트러 갔지요. 그러다 강기슭에 시체가 떠 있는 걸 봤습니다. 당시 스물두 살이었던 형은 무서움을 무릅쓰고 시체를 강둑으로 옮겨놓고 인근 지서에 연락했지요. 그랬더니 지서에서 나온 사람이 시내에 가서 그 소식을 알릴 테니 미안하지만 시체 좀 지켜 달라고 하더군요. 지금이라면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그때 형은 술값을 받고 밤새 시체 곁을 지켰습니다. 무서움을 떨쳐 버리기 위해 형은 계속 술을 마셨죠.

 

다음 날 형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모내기를 하러 논에 가려 했습니다. 그런 형을 보고 아버지께서 한숨 자고 나오라고 말씀하셨죠. 형이 방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큰누나가 농사일을 거들기 위해 다섯 살짜리 딸을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큰누나가 논에 간 사이 조카는 밖에 나가 동네 아이들과 어울렸지요. 그런데 얼마 뒤 아이들이 다급하게 뛰어와 형을 깨웠습니다. 우물가에서 놀던 중 조카가 그만 우물에 빠졌다는 겁니다. 형은 헐레벌떡 달려갔고, 가까스로 조카를 구했습니다.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 동네 어른 다수가 논밭에 나가 있을 때였죠.

 

모내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동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하나같이 하늘이 가난한 농사꾼 자식을 알아보고 살린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착한 일을 많이 한 덕분에 조카가 산 것이라며 아버지와 조카를 구한 형을 칭찬했죠.

 

어쩜 그런 우연이 있을까요. 만일 형이 시체 곁에서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조카는 어떻게 됐을까요.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어린 조카는 어느새 멋진 여성으로 자랐지요. 조카는 여군 장교가 되어 군 생활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최정일 님|대전시 서구 삼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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