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대책과 관련해 SK텔레콤은 19일 월 2500원을 추가로 내면 자사 가입자간 통화시 통화 요금을 50% 할인해주는 'T끼리 T내는 요금제'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망내 할인에 반대해왔던 KTF와 LG텔레콤도 조만간 SK텔레콤과 비슷한 형태의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어서 이동통신업계 요금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사업자인 KTF와 LGT는 그동안 선발사업자로의 시장 쏠림 현상을 우려해 망내 할인제도 도입을 강력 반대해 왔지만 정부가 이를 허용키로 해 SKT를 뒤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시장경쟁 패러다임 '요금 경쟁'으로 바뀌나

SKT는 다량 이용자를 겨냥한 음성·영상 통화 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다음달 선보이는 한편, 청소년 상한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 할인 상품도 연이어 출시한다.

SKT 가입자의 월평균 발신 통화량이 200분이고 시장 점유율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이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월 3480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게 SKT의 설명이다. SKT는 2140만명의 가입자 중 50∼70% 정도가 망내 할인 요금제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문자메시지(SMS) 이용료도 현행 건당 30원에서 20원으로 10원 인하할 예정이다.

이번 요금 인하 방안으로 SKT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는 평가다. 시민단체의 요금 인하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자사 가입자도 묶어둘 수 있게 됐기 때문. 이때문에 SKT의 전략적 승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KTF와 LGT는 비상이 걸렸다. 가입자들의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물론이고 당장 가입자를 SKT에 뺏길 처지이기 때문.

이들은 "다음달부터 망내 할인을 실시할 경우 시장조사와 상품개발 등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실시 시기를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내 할인을 다음달부터 실시하게 되면 SKT 비가입자들의 경우 망외 통화시 SKT 가입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정상 통화료를 물어야 한다"며 "SKT가 시장점유율 50.5%인 상황에서 아무래도 SKT 비가입자들이 SKT 가입자들에게 통화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TF와 LGT도 요금인하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SKT와 비슷한 인하안을 내놓을 게 확실시 된다. 그동안의 단말기 보조금 경쟁에서 요금경쟁으로 시장패러다임이 바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비판도 비등

그러나 요금인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요금인하 효과가 작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50% 망내 할인을 적용하더라도 SKT가 예상한 절감액 3480원의 절반 이하 수준인 1450원정도의 효과를 볼 뿐이라며 요금인하는 생색내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SKT의 가입자당 통화료(ARPU)는 평균 1만5200원인데 여기에 SKT망내 통화비율인 50%와 망내 할인율 50%를 곱할 경우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는 월 1450원 정도라는 것.

서울YMCA도 이날 성명을 내고 "망내할인으로 요금이 내려가면 이용량이 늘어 업체의 수입 감소가 상쇄되는데도 기본료 인상으로 연간 5000억∼8000억원의 이득을 보게 했다"며 "이걸 요금인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