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대포폰' 차단에 적극 나선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유령법인 명의로 개통된 대포폰 등의 '대포물건' 들이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은 청와대 민생대책 실무반(TF) 회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추진중인 대포물건 폐해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대포물건이란 타인 명의의 차량이나 통장, 휴대폰 등을 절취하거나 대여 및 양수해 사용하는 물건을 말한다. 대포차, 대포통장, 대포폰 등의 피해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에 신고된 전화사기 범죄만 4천365건, 422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휴대폰 개설요건을 강화키로 했다. 중고폰을 이용해 가입하는 신청자가 유령법인으로 의심되는 경우에 한정해 이동통신사가 가입을 제한하는 현행 제도를 바꿔 앞으로는 신형 단말기라 하더라도 유령법인에 의한 대포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관련 증명서 첨부를 의무화하고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개인이 가입시 제출하는 본인확인 신분증을 은행통장 개설때와 같이 위·변조가 어려운 주민등록증, (신)운전면허증, 여권, 장애인 복지카드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는 이용약관 개정 추진에 들어갔다.

더불어 '선불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가입시 형식적인 신분 확인(내국인신분증, 외국인은 여권 등) 외에 관리되지 않아 상당수가 대포폰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불폰의 경우 의도적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실명확인을 의무화한다.

여권 만료기간이 지난 외국인의 선불폰은 일시 통화정지하는 한편, 외국인의 선불폰 가입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회선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도입을 추진한다.

또한 휴대폰 가입자 명의로 추가가입을 신청하는 경우 기존 가입된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사전에 명의도용 여부를 확인하는 모바일 안심서비스(M-safer) 확산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대포폰 대량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해 인터넷상 대포폰 판매정보를 삭제하고 해당사이트에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도 강화키로 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대포폰 차단을 위한 약관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10월께나 늦어도 11월중 약관변경에 따른 대포폰 차단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