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정보통신부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지난 7월말 기준으로 4200만명을 넘어서게 되면서 국민 대다수가 이동전화를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월 평균 316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동전화를 포함한 가계통신비는 통신서비스 이용이 확대되고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소폭이지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보통신부는 늘어나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청와대 민생TF와 협의를 통해 지난 9월 19일 이동전화요금 경감방안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에는 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의 요금부담을 덜어주는 방안과 시장 자율적인 요금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포함되었다. 특히 동일 회사 가입자간 통화요금을 깎아주는 망내(網內)할인 허용은 현재의 단말기 보조금 중심의 소모적인 경쟁을 요금 중심의 경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망내할인의 취지와 효과를 자세히 살펴보자. 망내할인이란 동일 이동통신사 가입자간 통화료를 할인해 주는 제도다. 이와 같이 통화료를 할인할 수 있는 것은 동일 회사 가입자간 망내통화의 비용이 서로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간 통화시 발생하는 비용보다 적을 수 있고, 사업자도 가입자를 유지하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절감된 비용을 망내통화 요금인하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가 망내할인을 허용한 것은 일률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것보다는 사업자에게 요금인하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이동전화시장에서 요금경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전화시장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많은 금액의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망내할인이 활성화되면 소모적인 단말기 보조금 지급 경쟁이 줄어들고 여기에서 절감되는 비용을 요금인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사업자가 망내할인을 통해 요금을 인하하게 되면 다른사업자도 망내할인 상품을 출시하거나 전략적인 요금할인상품으로 대응할 것이므로 요금인하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아니라, 이동전화요금인하는 유무선 구별 없이 통신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도 망내할인 요금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OECD 국가의 이동전화 요금비교를 수행하는 영국 Teligen사 자료에 의하면 30개 회원국중 20개국 이상에서 망내할인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캐나다와 같이 망내 통화 요금의 100%까지 할인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업자간 시장점유율 격차가 현저한 스위스, 멕시코와 같은 국가에서도 망내할인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이동전화 요금이 20% 이상 인하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도 사업자별 이동전화 시장점유율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1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망내할인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어 이용자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번 망내할인 허용으로 일부에서는 가입자가 특정 사업자로 몰리는 시장쏠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망내할인 허용에 따른 부작용 방지 대책을 심도있게 검토해 왔다.

우선 망내할인을 요청한 사업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현행대로 50% 할인율을 적용하여 망내할인을 허용하되, 사후에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쏠림이 심각하게 발생된다면 할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망내할인 요금제 인가시 조건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방안 이외에도 실질적인 요금인하경쟁이 촉발될 수 있도록 통신위원회 등을 통해 불법 단말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망내할인 허용을 포함한 이동전화요금 인하로 향후 국민들은 좀 더 합리적인 요금으로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정보통신부는 이용자와 시장을 중시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정보통신부는 통신서비스와 관련하여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이용하여 삶의 질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