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미영씨(43)는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휴대폰 요금이 가계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남편은 업무상 어쩔 수 없다 쳐도 아이들 요금은 감당하기 힘들다.
대학생인 아들은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요금이 부쩍 늘었다.
중학생 딸은 문자메시지(SMS)에 빠져 산다.
김씨는 자기만이라도 휴대폰을 해지할까 생각도 했지만 막상 없으면 불편할 것
같아 주저하고 있다.
김씨 가족이 통신비 부담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최근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요금할인 상품을 앞다퉈 출시
하고 있다.
KT도 시내·시외전화 요금을 똑같이 받는 '전국단일요금제'를 내놓으며 요금인
하 경쟁에 가세했다.
얼마나 덜 낼 수 있을까.
이통사를 바꾸는 게 유리할까.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할인 비율과 조건이 서로 달라 어느 게 더 싼지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통화 패턴에 맞는 요금상품을 고르는 '폰테크'가 중요해졌다.
◆휴대폰 통화 많은 직장인은
망내할인 상품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요금을 10초당 20원에서 10원으로 50%
깎아주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LG텔레콤이 11월에 선보이는 요금제는 자사 가입자 간 망내통화에 대해 20시간
까지는 무료다.
KTF는 다른 이통사 가입자에게 거는 '망외 통화'까지 30%를 할인하는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3사의 상품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어떤 게 더 낫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재 통화비중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SK텔레콤 상품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
예를 들어 음성통화만 한 달에 5만원을 쓰는 경우 LG텔레콤 상품은 약 6000원
절감된다.
기본료를 뺀 3만7000원에 망내통화 비중 23%를 적용하면 8510원이 할인되고 추
가로 2500원을 더 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할인율이 50%이지만 망내통화 비중이 53%에 달해 절감액은 7305원이
다.
KTF는 기본료 1만2000원을 뺀 3만8000원에 휴대폰 간 통화비중 81%와 할인율 3
0%를 적용해 6734원이 할인된다.
3사 모두 10% 정도 할인효과가 생긴다.
월 음성통화가 200분인 경우를 비교해도 SK텔레콤의 절감액이 3860원으로 KTF의
2749원,LG텔레콤의 2468원보다 많다.
◆가족 연인과 통화 많다면 망내무료 요금제
물론 이 수치는 평균적인 통화비중을 근거로 한 것이다.
소비자별로 체감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자주 통화하는 상대방이 같은 통신사 가입자라면 혜택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망내할인 통화가 늘어나면 통화비중이나 할인효과도 변하게 된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게 강점이다.
평균적으로 통화 상대방 2명 중 1명은 SK텔레콤 가입자다.
주변에 SK텔레콤 가입자가 많다면 SK텔레콤 망내할인 상품이 유리하다.
KTF는 이통사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30%를 할인해 준다.
SK텔레콤보다 할인율은 낮지만 할인대상은 더욱 넓다.
업무상 휴대폰 통화가 많은 직장인의 경우 SK텔레콤이나 KTF 요금제가 경쟁력이
있다.
반면 LG텔레콤 상품은 망내통화가 사실상 무료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연인,업무
상 특정인과 통화가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기본료 말고는 추가 부담이 없다.
망내통화 비중만 높다면 할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게다가 실속형,가족사랑,항공 마일리지,약정할인 등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요금을 추가로 아낄 수 있다.
◆통화 패턴 고려해 요금제 선택해야
망내할인 상품은 다량 이용자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주부 김씨처럼 통화량이 적으면 효과가 없다.
기본료 2500원을 더 내고 그만큼 할인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80분(망내통화 42분) 이상 사용해야 2500원을 추가 부담해
도 할인 혜택이 발생한다.
LG텔레콤은 100분(망내 통화 23분),KTF는 95분(휴대폰 통화 77분)보다 많아야
요금이 절감된다.
휴대폰 사용량이 적은 경우에는 SK텔레콤의 '뉴세이브',KTF의 '쇼 슬림',LG텔
레콤의 '
다이어트 요금제' 등을 가입하는 게 좋다.
뉴세이브 요금제는 월 기본료가 9900원으로 표준요금제보다 23% 싸다.
단 10초당 통화료가 25분까지는 20원이지만 이를 넘어가면 40원으로 비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집에서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라면 LG텔레콤의 '기분존'상품이 적격이다
.
집이나 사무실에 근거리무선통신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알리미'를 설치하면
반경 30m 안에서는 유선전화 요금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다.
김씨의 중학생 딸처럼 문자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에게는 문자 전용요금제가
유리하다.
표준요금제로는 문자 1000건을 보내는데 3만원이 들지만 문자 전용요금제는 월
2만6000원 안팎의 기본료로 1000~3000건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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