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인터넷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성' 제도가 수도권 일부와 주요 광역시에서 먼저 시작된다.
그 동안 '말로만' 활성화된 인터넷전화가 번호이동성 시행을 계기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성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오는 27일부터 경기도 안산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청주 등 6개 지역 2천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시범서비스를 실시한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이란 현재 PSTN 방식의 일반 집전화를 인터넷전화(VoIP)로 바꾸더라도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면 가입자간 무료통화, 시내통화 요금으로 시외통화를 할 수 있어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을 비롯 주요 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 케이블TV 업체 등 총 10개 사업자에 각각 200명씩의 시범서비스 대상자를 선정했다.
정통부는 시범서비스 운용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곳바로 시범지역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3월경 전국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미비점이 보완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면 '070' 식별번호를 '060 스팸전화'로 오인하기 일쑤였지만 번호이동성 도입으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KT가 고객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인터넷전화 활성화에 동참했다는 점 역시 향후 시장전망을 밝게 한다.
KT는 일반전화 매출감소를 우려해 인터넷전화 도입에 주저했지만 내년도 1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제시하며 기존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LG데이콤을 비롯한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케이블TV 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은 인터넷전화와 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은 결합상품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긴급통신(119, 112), 114 번호안내의 어려움 등 인터넷전화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문제점들도 하나둘씩 풀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시행과 각종 결합상품의 출현에 따른 요금인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인터넷전화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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