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2007년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3사 모두 매출은 증가했으면서도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은 그만큼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SK텔레콤과 KTF는 3G 서비스 WCDMA 가입자 확보를 위해, LG텔레콤은 양사 경쟁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이에 따라 과연 2008년에는 이동통신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변수는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F 36%, 하락폭 가장 커

영업이익 하락폭은 3사 중 자사 3G 브랜드 ‘쇼’ 마케팅에 여전히 공격적인 KTF가 가장 크다. KTF는 매출 7조29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09억원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했다. 이에 따라 KTF는 순이익까지 2441억원으로 40.7% 감소했다.

SK텔레콤은 3사 중 하락폭이 가장 작다. SK텔레콤은 2007년 영업이익이 2조1715억원으로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SK텔레콤은 매출 11조2895억원, 순이익 1조6425억원으로 각각 6%, 14% 증가했다.

LG텔레콤은 매출이 4조5855억원으로 16.3% 증가, 3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3239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순이익은 2753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정책 변화 어떻게 작용할까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계의 올해 마케팅 경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어떤 변수가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경쟁은 곧 소비자 혜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향후 이동통신 업계에 영향을 미칠 주요한 변화는 USIM(가입자식별모듈)카드 잠금장치 해제와 보조금 규제 일몰, 요금인가제 폐지로 세 가지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시행이 확실한 보조금 규제 일몰과 USIM 잠금 장치 해제다.

보조금 규제가 일몰되면 사업자 자율로 보조금을 줄 수 있어 업계 입장에서는 출혈 경쟁을 우려하고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도 이동통신 업계의 마케팅 비용은 여전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자 자율로 보조금을 줄 수 있어 확대된다 해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으로 인해 보조금이 너무 확대되다보면 이는 곧 ‘실익없는 싸움’이 되고 이를 사업자 입장에서는 잘 알고 있다”며 “규제가 일몰되면 무조건 많이 줄 것이라는 예상은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SIM 잠금장치가 해제되면 그 범위에 따라 보조금 규제 일몰과 상충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USIM 잠금장치가 해제되면 사용자가 USIM 카드만 옮겨 꽂아가며 다른 단말기를 자신의 단말기처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업자간 해제까지 가능해질 경우 SK텔레콤 단말기를 이용하던 사용자가 지인에게 KTF나 LG텔레콤 단말기를 빌려써도 사용자 단말기 내 정보가 그대로 옮겨간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전략이 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사업자간 해제까지 가능해진다면 규제 일몰에 대한 이동통신 업계의 보조금 정책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정보통신부는 아직 USIM 카드 잠금장치 해제의 범위를 사업자 내로 국한할지, 사업자 간까지도 가능하도록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은 원래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가입자를 묶어두고 통화료나 각종 서비스 이용료 등으로 충당하는 전략”이라며 “사업자 간 단말기를 수시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면 보조금 전략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가입자 확보 경쟁의 초점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