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KTF의 합병 이슈가 올해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논의는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2위 유선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위기의식을 느낀
남중수 KT 사장은 최근 직원간담회에서 KT·KTF의 합병 문제를 작년에 이어 재차 거론하고 나섰다.
자산 규모가 25조원이 넘는 두 회사의 합병이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통신 관련 주가의 흐름을 한 방에 뒤집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남중수 KT 사장은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작년 처음 (합병을) 이야기했을 때보다 합병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된 것은 사실이며, 태스크포스(TF)팀에서 합병의 시기와 방법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작년 12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정보통신부 승인을 앞두고 합병 문제를 처음 거론했었다. 당시만 해도 SK텔레콤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뉘앙스가 다르다. 남 사장은 또 "통신시장이 이동통신과 유선통신의 결합을 넘어 방송과의 결합까지 거론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고객과 기업의 가치 제고라는 대전제가 충족된다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그룹전략 CFT(Cross Functional Team)를 신설, 기업 합병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CFO(최고재무책임자)인 권행민 전무를 팀장으로 배치한 점도 남 사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CFT에서는 합병을 위한 로드맵 마련, 우호적 여론 조성 등의 일을 하고 있다.
합병 후 지배 구조에 대해서는 같은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를 성공시킨
포스코 스타일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6년 3월 조직개편을 통해
이구택 최고경영자(CEO) 아래에 5개 사업부문을 두는 형태로 바꿨다. 5대 사업부문은 사장 또는 부사장급 부문장이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KT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정치권 등 외부 입김에 덜 흔들리는 포스코를 벤치마킹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 사장은 이에 대해 "각 사업부문이 상당한 독립성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합병 시기와 결합 후 경영 형태는 정부의 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아직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T·KTF의 합병이 가시화될 경우, 통신업계 전반에 상당히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는 유·무선을 아우르는 다양한 결합상품 출시는 물론,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인터넷 TV(
IP TV) 등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신(新)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방송·콘텐츠 사업 분야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LG 통신 계열사도 합병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KT·KTF의 인력·네트워크·유통망이 일부 중복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 등 시너지(상승) 효과가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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