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주하 서강대 교수팀이 ‘소상공인 경제지도’를 발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과 2005년 도·소매 업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결과다. 특히 눈길을 끈 건 2005년 기준 연간 1억6724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동통신 대리점이 조사 대상 74개 도·소매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사 당시인 2005년과 비교해 지금은 업황이 좋지 않다.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보조금 제도 부활 및 인터넷을 통한 저가 단말기 등장으로 판매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 2005년보다 영업이익이 30~40% 떨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나마 휴대전화가 2세대에서 3세대로 기기변경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자금력을 갖추고 관련 업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정길채 LG텔레콤 영업1기획팀 과장은 그 이유에 대해 “IT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고 고객 응대 노하우가 필요한 업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말기 판매와 가입자 통화료의 일부가 수익원
창업 비용은 다른 소매 업종에 비해 많이 드는 편이다. 회사에 보증보험 형식으로 5000만~1억원의 담보를 맡겨야 한다. 이 밖에 점포 확보, 인테리어, 인건비와 초기 단말기 물량 확보 등을 포함하면 대략 5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게 이동통신사 및 창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이동통신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 회사에서 지원금을 주기도 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해당 지역 마케팅팀이나 지역 마케팅본부에 신청하면 된다.

상권은 어디가 좋을까.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상업 지역이나 준주거 지역 또는 역세권 등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에 입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의 경우 집에 들어가는 길에 구입하기보단 인터넷이나 발품을 통해 어느 정도 조사를 마친 후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대리점의 수입은 크게 단말기 판매마진과 관리수수료로 나뉜다. 우선 대리점은 회사에서 납품받은 단말기에 일정부분 마진을 붙여 판매해 이익을 남긴다. 그러나 LG텔레콤 서울 명동 중부지점의 한 직원은 “요즘은 인터넷에 저가 폰이 많이 등장해 단말기 판매 시 마진을 높게 붙이기 쉽지 않다”고 밝힌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은 왜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판매하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관리수수료에 숨어 있다. 관리수수료란 가입자가 사용한 휴대전화 통화료의 일정부분을 대리점이 가져가는 식이다. 함영진 KTF 대리는 “단말기를 많이 확보한 대형 대리점들은 마진을 줄여 팔아도 관리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을 취한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보통 통화료의 6~11% 정도. 통상 3~5년 정도 지급된다.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하면 지급이 중단된다. 신규가입을 유치하면 통화료 외 건당 2만2000원의 지원금도 지급된다.

물론 부담도 있다. 대리점은 회사에서 받은 단말기를 다 팔지 못하더라도 다음 달 말일까지 해당 단말기 금액을 회사에 납부해야 한다. 100개를 받아 10개를 팔았더라도 다음달에 100개에 해당하는 비용을 내야 한다는 말이다. 그만큼 재고 비용이 크다는 얘기다.

이런 점 때문에 대리점들은 2차 판매점과 계약을 해 회사에서 받은 단말기를 재공급하기도 한다. 남부터미널 국제전자센터에 입점한 박모 사장은 “2차 판매점은 단말기 판매 마진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대신 재고부담이 없어 대형 점포 오픈이 힘들면 2차 판매점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