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의 마케팅 수위를 제재하는 보조금 지원법은 출현부터 논란이 심했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법으로 금지된 것은 지난 2003년. 정부가 개입해야할 정도로 이동통신 시장이 과열돼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였지만, 찾아보기 힘든 사전규제였기 때문이다.

　사전규제의 결과는 통신위원회의 주기적인 제재조치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한해, 통신위가 단말기 보조금 불법 지급에 대해 4개 통신사(KT 재판매 포함)에 부과한 과징금 총액은 무려 1236억3500만원이었다.

　보조금 법 일몰은 형식적으로는 뭔가 시장에 큰 변화의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정답에 더 가깝다.

　보조금 관련법은 애초 지난 2006년 3월 일몰 될 예정이었는데, 정부가 ‘2년 유예’했다. 유예기간 마지막 해인 지난해, 관련법은 이미 시장에서 무의미했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기 때문이다.

　보조금 관련법이 1년간 사문화된 법이었다는 것은 지난해 통신위의 보조금 규제 건수와 그에 따른 과징금 규모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통신위가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해 규제한 건수는 단 1회로 금액도 3사 합계 138억원이었다. 유예 첫 해인 2006년 한 해 통신위가 제재조치한 과징금 규모와 비교했을 때 10분의 1 정도 수준일 뿐이다.

　마케팅 비용은 2006년 대비 30∼40%가 증가한 5조원이 넘게 뿌려졌음에도 이에 따른 제재조치는 훨씬 약했다. 사업자들이 “정부는 지난해부터 보조금 법 일몰을 대비해 법적 제재조치를 연착시켰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유명무실화됐다”고 말하는 이유다.

　현재 시장에서 보조금 일몰을 둘러싼 마케팅 역시 소비자의 착시 효과를 노리는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보조금 일몰 직후 단말기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이는 법 때문이라기보다는 데이터 서비스 위주의 높은 사양 3G 단말기라는 특수성 요인이 더 크다.

　시장 점유율을 50%대 유지 전략을 이어가는 SK텔레콤의 관계자는 “경쟁사가 보조금을 과도하게 집행할 경우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장군멍군 게임은 관련법이 있었던 지난해 최고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 법 관련 변천사

- 시기: 내용

- 99. 8∼00.2: 보조금 금액 축소 합의에 따른 이통사 담합 적발(부당 공동행위로 처벌)

정통부 보조금 상한 가이드라인 제시, 사업자 간의 보조금 축소를 위한 자율 합의 유도

2000.6.1: 보조금 폐지(대신, 이용약관에 반영)

2003.3.26: 전기통신사업법상 보조금(금지)법 신설(3년 한시법)

2006.3.27∼2008.3.25: 전기통신사업법상 보조금법 2년 연장

18개월 이상 가입자에게 보조금 부분 허용

2008.3.26: 법 일몰, 완전 자율화